잠 못드는 태양 / 김소월 시 감상
이 잠 못드는 태양아!
우울한 별아!
그 빛은 두려움으로 떨면서
눈물지으며 연기로 타오르고 저 멀리서
저 끝없는 차가운 그림자를
나타내 보이는 것을
어차피 흩어버려 좇을지라도
그 바닥에 이르지 못하나니
하여 못 견디게 그리울지라도
이미 멸망해 타 없어질 것을 어찌하랴
찬란한 빛으로
한때 빛나는 다른 나날들이 있을지라도
힘없는 사양(斜陽)을 적실 뿐이로다.
밤은 흐릿한 눈초리를 가지고 바라보며 잠 못들어
선명한 그러나 머나먼
뚜렷한 그러나 머너먼
선명한 그러나 이 얼마나 추운 곳인가!